A FRIEND INDEED
2024-10-01
눈알이 빠질 것 같은 형광 오렌지색 하늘 아래……
후덥지근한 먼지 냄새가 가득한 차 안. 엔진은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고.
당신은 녹아내릴 듯한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트렁크에 실린 당신의 친구와 함께요.
후덥지근한 먼지 냄새가 가득한 차 안. 엔진은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고.
당신은 녹아내릴 듯한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트렁크에 실린 당신의 친구와 함께요.
감독: 토츠카 란
출연: 니노마에 카스가


*
눈알이 빠질 것 같은 형광 오렌지색 하늘 아래……
후덥지근한 먼지 냄새가 가득한 차 안. 엔진은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고.
당신은 녹아내릴 듯한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트렁크에 실린 당신의 친구와 함께요.
*
...
바로 어제, 카스가는 보람찬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에 들었고
다음 날 아침...아침이 맞나?
강렬한 햇빛을 받으며 눈을 뜹니다. 어쩐지 몸이 무척이나 피곤하네요.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들어요.
분명 일어날 때 알람소리가 들려야 할 것 같은데...
들리는 거라곤,


...잠깐, 우린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 아니 재학 중에도 각자도생 아니었나?
왜 란의 목소리가 들리는 걸까요?
나는 분명 어제... ....
October 01, 2024 2:05PM▶:여기서 정신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픕니다.
뇌가 끈끈한 진흙에 덮여있기라도 한 기분이네요.
잘 생각해보니 잠들기 직전까지 무엇을 했는지 전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마치 술을 10병쯤 마시고 강가에서 발을 헛디뎌 한 바퀴 구른 것 같은 찝찝한 느낌이 듭니다.
정말 영문 모를 노릇이라 주변을 둘러보니...
마이 스윗 홈은 어디 가고, 웬 퀘퀘한 차 안에 앉아 있습니다.
카스가는 운전석에 앉아있고, 차 안은 쓰레기와 먼지로 뒤덮여 있습니다.

"............으엉?"
조수석에는 사람 대신 오래된 라디오와 쓰레기더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뒷좌석에는 영문 모를 거대한 쓰레기봉투와, 낡아빠진 종이박스같은 잡동사니로 꽉 차 있어 도저히 사람이 탈 공간도 없어 보입니다.
그나마 제로 슈거 사탕의 달달한 냄새가 쓰레기 냄새를 좀 중화시켜주는 것 같네요.

...어라. 그럼 란은 어디 있는 거지?

"...엉????????????"


차 안에서는 전혀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차 안이 너무 더러워서 트렁크에 탔으니 신경쓰지 마십쇼."
"조수석도 너덜너덜하고 뒷좌석 꼬라지를 보니까 도저히 사람이 탈 수 있는 꼴이 아니더라고요."

"아니, 그러니까 지금 제가..."


"제가 지금 자면서 운전을 하는 묘기를.."
"차 시동건 기억도 없는데요?!?!?!?"

"사실 방금 니노마에는 머리를 좀 심하게 부딪혔지 말임다."



"이상한건....나?"





"뭐, 좀 걱정되더라도 제가 도와줄 테니까 너무 불안해하진 마십쇼."

"저 그럼 사고 내도 괜찮아요?" (되겠냐?)
어째 건성으로 말하는 게 그다지 신뢰가 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란과 잡담을 나누다 보니 정신도 약간 돌아온 느낌입니다.
차창 밖이나 차 안을 다시 둘러보면 뭔가 다른 걸 발견할 수 있을지도?



기준치: | 75/37/15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차 안은 다시 둘러봐도 먼지투성이입니다. 기침이 나올 것 같네요.
이 안은 굉장히 더럽고, 잡동사니도 잔뜩 쌓여 있지만...
차종만큼은 매우 좋은 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거 각그랜저잖아.

...근데 30년도 더 된 차인데? 카스가는 이런 차를 산 기억이 없습니다.

이거 굴러가긴 하나?
그러기를 바라야겠죠.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차 키의 끝에 달린 귀여운 유루캐러 키링이 대롱대롱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 그럼 누구 차..."

얜 차 살 재력이 되는데도 돈아낀다고 대중교통 타고다닐거같다고





차창 밖은....엥?
미국 남부의 광활한 평원, 카우보이들의 고향...

"저 지금 어느 국도 달리고 있는거죠."
뭐 그런 게 생각나는, 완전 지방에 있을 법한 고속도로 같습니다. 좁은 2차선이네요.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펼쳐진 누런 초원의 풀들은 모두 버석버석하게 말라 있습니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일까요.
무엇보다, 눈알이 빠질 것 같은 오렌지 색 하늘은 역시 이상합니다...
꼭 꿈 속에 있는 것만 같네요.

그리고 창 밖을 살펴보다가 미묘한 위화감을 발견합니다.
백미러도 사이드미러도 모두 처참하게 부서져 있네요.
...사고 차량 아냐 이거?



"여기 들어와서 주운 거긴 한데...."
란이 그렇게 말을 이으려고 하는 순간..

쾅!!!!!!!!!

돌연 차창에 무언가 날아와 머리를 들이박습니다.

뭐야 이건?

비둘기...가 아니라,
벌레입니다.
쿵, 쿠쿵, 쿵, 쾅.
그것도 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요한묵시록에서 예언한 메뚜기떼처럼 바글대는 벌레들이 창에 쿵, 쿵, 몸을 들이박습니다.
그 중 몇 마리는 창에 몸이 짓이겨서 들러붙습니다.
피처럼 붉은 진액이 묻어나고, 뭉개진 벌레의 생김새는 마치...
손가락만한 구더기에서 긴 다리와 날개가 돋아난 것만 같습니다.
아 징그러!!!!!!!!!!!!!!!!!!!!!!!

이성 판정합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차감은 안합니다~
부아아아아아아앙!!!
수많은 벌레가 날개를 비비적거리는 윙윙 소리가 끔찍하게 쏟아짐과 동시에,
시끄러운 배기음이 울려퍼집니다.

그리고 란은 벌레 들어오지 말라고 트렁크 문 닫습니다 쿵

기준치: | 20/10/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부아아아아앙!!
차가 순간 가속하면서, 차창을 뒤덮고 있던 벌레가 우수수 떨어져 나갑니다.
몇 마리는 끈질기게 매달려 있지만, 이내 다리나 날개의 파편만 남습니다.
밖에서 본 차의 꼴은... 가관이겠지요. 분명히.

앞 차창에 달라붙은 벌레들이 하나둘씩 사라지자, 풍경이 조금씩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오직 하나밖에 없는 고속도로, 끝이 보이지 않는 평원, 오렌지빛 하늘...

....이 끝없이 앞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좀 황당하더라도 걍 믿어주십쇼?"




"여긴 괴물 뱃속임다."


대체 이게 무슨 헛소리지?
분명 오렌지색 하늘이나, 정체된 흰 구름이나...
커다란 괴물 곤충 같은 것은 분명 이상하긴 했습니다만...

"저 하늘도 하늘처럼 보이겠지만 살갗 안쪽 기름층이고요."
"아, 좀 역겹지만 흘러내리진 않더라고요."

"에."


"으으응???"

"기생충에게 먹히는 기생충이랄까."
"지금 타고 있는 차도 괴물한테 먹힌 차 같슴다. 뛰다가 지쳤을 때 우연히 발견한 거라 차 상태를 따질 상황이 아니었고...."
"더 궁금한 거 있슴까?"


란이 침착하게 말을 하고 있지만...
여긴 그냥 좀 특이한 텍사스의 지방 도로 아닌가? 싶을 정도로 평화로운 광경만 보이는데...

의아해함과 동시에, 차창 앞으로 무언가 스쳐지나갑니다.

사슴인가?

아니, 저건...
민둥한 사슴 머리 위로 사람의 팔이 두 개 꽂혀있고, 사슴의 몸통 아래로는 털이 부숭한 거미 다리가 여덟 개 나 있습니다.
몸통과 머리로부터 뻗어나온 모든 말단이 꿈틀거리면서 빠르게 움직입니다.

이 끔찍한 건 대체 뭐야?!
이성 판정..........

...은 하지 않습니다.
왠지 기묘한 느낌이 듭니다. 어디서 한 번 본 것 같은...
정신 깊은 곳 어딘가에서 저것이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괴생명체뿐만이 아닙니다.
란의 설명을 듣기 전에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하늘에서는 미세하게 꾸루룩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공기는 기묘하게 단 냄새를 품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벌레의 파편은 아직도 창틀에 끼어 있고요.
...진짜 괴물 뱃속 같은데? 이게 뱃속이 아니라면 더 끔찍한 일일 겁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저 지금 살짝 맛이 간 기분인거같기도..."
난데없이 세계의 비밀을 들어버린 데다 그게 괴물 뱃속이라니...
끔찍합니다. 역한 기분이 드네요.

트렁크 뒤쪽에서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에? 난닷테?


"그나마 다행인 건 여긴 일직선 도로라는 거고,"
"탈출에 필요한 것들은 머리를 부딪히기 전의 니노마에와 제가 다 준비해 뒀으니까요."




"그러게나 말임다...."



"140km 이상으로!!"

어차피 도로에는 다른 차도 아무것도 없겠다...
제한 속도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질주본능이나 일깨워 보자고요.
그런 본능 없다고요? 그럼 말고요.
비록 보닛에서 솟는 불길한 연기의 색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고,
이상한 탄 내가 진동을 해도...
살려면 밟아야지!


기준치: | 20/10/4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덜컹, 덜컹덜컹, 덜컹덜컹.............

신나게 밟다가 정비되지 않은 도로 구간에 진입해 버립니다.

오랫동안 정비되지 않았는지, 비포장도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네요.
빠르게 달리면 달릴수록 운전석에 앉은 몸이 튕겨져 오릅니다.
퉁, 퉁, 퉁......
빡!

그러다가 천장에 머리도 한 번 박습니다.


이딴 도로 꼴에도 어떻게든 굴러가고 있는 구식 차였습니다만...

차창 밖 풍경이 바뀔 때까지 이 비명소리가 몇 번이고 울려퍼집니다.
...이 도로는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요,
우리는 어디를 향해서 가는 걸까요.
하지만? 그런 철학적인 고민을 할 시간 따위는 없습니다.


덜컹덜컹, 쾅, 덜컹...

황폐한 평원만 이어지던 도로변에 마르고 앙상한 나무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한 사람이 손을 내밀고 서 있습니다.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절박한 표정을 지은 그는...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차를 발견하곤 열심히 손을 흔듭니다.
괴물한테 먹힌 다른 생존자인가?
불행히도 그에겐 차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제발 자기 좀 태워달라는 간절한 표정으로 그가 손을 흔들고 있는데....


"멀쩡한지 아닌지는 니노마에가 판단하십쇼!"
판단할 시간은 단 몇 초밖에 없습니다.
멈출 것인가? 말 것인가?

끼이이익!!!!
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멈춥니다.

히치하이커는 헐레벌떡 차에 다가옵니다.
October 01, 2024 2:47PM히치하이커:"저,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아서..."

하도 꼬질꼬질한 탓에 생김새로 신원을 유추하기 힘든 자네요.

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곤, 엉망인 뒷좌석의 잡동사니를 적당히 치우고 앉습니다.
October 01, 2024 2:47PM히치하이커:"계속 여기에 서 있었는데, 멈춰주신 건 당신이 처음이에요."
"역시 사람은 생긴 걸로 판단하면 안 되는군요."

그가 뒷좌석에 앉자, 살짝 탄내와 달콤한 냄새가 섞인 기묘한 냄새가 납니다.

October 01, 2024 2:48PM히치하이커:"에? 에......"
"아이돌...? 이요?"
"요즘 아이돌은 알 수가 없네..."

"도로 내리게 해드리는 수가 있어요."
October 01, 2024 2:49PM히치하이커:"아이고 죄송합니다 당신이 바로 천상의 미모이고 보는 이들을 모두 조아리게 만들 은혜로운 비주얼이십니다"

October 01, 2024 2:49PM히치하이커:"휴우..."

October 01, 2024 2:50PM히치하이커:"저도 모르겠어요, 정신차려보니 여기 있던데..."
"원래 길에서 살았지만... 눈 떠보니까 갑자기 하늘이 오렌지색이 되어있더라고요..."


"여기가 뱃속인것도 몰랐던..?"
October 01, 2024 2:51PM히치하이커:"뱃속...이요?" 전혀 모른다는 말투
"아니, 그럼 얼른 안 나가면 소화되는 거 아닙니까?!"
"혹시 나가는 길 알고 계세요?"

"쭉 나가면 어떻게든 되지않을까요?"
(다시 엑셀을 밟으며..)
October 01, 2024 2:52PM히치하이커:"그렇구나...그럼 나갈 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부아아앙... 차가 덜컹거리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트렁크에 있는 란은 손님이 탄 뒤로는 어째서인지 조용하네요.

October 01, 2024 2:52PM히치하이커:"그러게요. 갑자기 멈추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그나저나 여기 좀 덥지 않습니까?"

October 01, 2024 2:53PM히치하이커:"차 안이라 그런가... 차 상태를 보아하니 에어컨도 안 나올 것 같은걸요."
"죄송한데, 부채질 좀 하게 오른팔 한 번만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게 대체 뭔 부탁이지?

운전자한테 오른팔을 달라니 제정신인가? 싶은 생각이 들던 그 때...

동시에, 카스가의 오른쪽 어깨에 뜨끈한 것이 닿습니다.
뭐....지? 체온이 너무 높은데요, 이 사람?

땀도 엄청 흘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축축하네요.

동시에 오른팔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대체 뭔 짓을 하는 거야?!

"저기요?????????"
그렇게 어깨를 내려다보면,
꿈틀거리는 촉수가 살점을 꽉 움켜쥐고 있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면...
히치하이커의 얼굴 부분이,
먹음직스러운 생크림 와플을 펼쳐놓은 모양처럼 십자 모양으로 쩍 갈라져서,

그 안에서 전혀 먹음직스럽지 않은 촉수가 뻗어져 나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까 카스가는 지금,

꿈틀거리는 주먹만한 촉수가 어깨에 엉겨붙은 것입니다.
이런 건 신경 안 쓰려고 해도 안 쓸 수가 없잖아!!!!

October 01, 2024 2:56PM히치하이커:이후 모든 판정 다이스에 페널티가 붙...는다고 하는데
October 01, 2024 2:56PM히치하이커:룰손실이슈로 페널티다이스계산이 번거로워지니
1.어떻게든 롤플로 떼어내던가 한다
2.룰손실 온김에 공부나 하자
어케할까요

그렇대여
October 01, 2024 2:58PM히치하이커:좋아요
차를 도로 밖으로 갖다 박을 수는 없고...

일단 뭐라도 해서 이 촉수를 떼어내는 수밖에 없겠어요!
그리고 그 순간, 트렁크 쪽에서 란이 외칩니다.




(냉큼 열어봄)

그 말대로, 글로브 박스에는 권총이 있습니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달리는 차에서 총을 쏴본 적 있나요? 아니, 질문을 바꿔야겠군요...

말을 타면서 총을 쏴본 적 있나요?
어느 쪽이건, 카스가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입니다.
아이돌이 살면서 쏘는 총은 손으로 쏘는 사랑의 총알밖에는 없다고요!
총은 계속해서 빗맞습니다.
카스가 체력 -3.

살구색 진흙에는 생채기도 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니면 반대로 너무 끈적해서 그런 상처조차 보이지 않거나...
고통에 눈을 질끈 감아버린 그 순간,
벌컥,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트렁크에서 뻗어진 무언가가 살구색 진흙을 완전히 떼어버립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헉...헉...헉..."
카스가가 순간 눈을 떴을 때,

인간의 팔이 아닌 무언가가 트렁크에서 뻗어나온 것을 봅니다.

...뭐였던 거지?

"란, 제대로 있는거 맞죠?"
불안함은 잠시, 란은 평소와 같은 침착한 태도로 말을 꺼냅니다.

"제대로 있슴다. 걱정 마십쇼. 일단 다시 밟기나 하자고요."

놀라서 헛것을 봤나보다 함



이제 츳코미도 안 거네
"긴장 늦추지 말고 가자고요. 아...."
"총 꺼낼 때 혹시 안쪽에 무슨 종이 없었슴까?"
조금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기도 하고...?

글로브 박스 안쪽을 보면, 꼬깃꼬깃하게 접힌 종이가 하나 있습니다.


"다행이에요...입으로 나가는거라.."

종이 반대편엔 휘갈긴 글씨들이 있습니다.
첫째, 차를 탄다.
둘째, 차를 타고 '입'까지 달린다.
셋째, 차를 입에 들이박아서 토하게 한다.
참 쉽죠?

"근데..........차로 친다고 얘가 토할까요?"

"아까 미사일도 여러 방 쐈으니까 토하지 않을까요?"
"위장 자극해서 토하게 만들어보자고 한 건 니노마에였슴다."
"아, 기억 안 나려나..."

"뭐..좋아요. 그럼 일단 마저 가보자고요." 140km 고

그렇게 잡담을 나누며, 나무가 심긴 구간을 지나고 나면...
다시 포장도로가 되었는지, 덜컹거림도 줄어듭니다.

냅다 달리다 보니 질주본능이 눈을 뜨는 느낌도 들고...
벌레와 촉수와 그냥 괴물이 종종 앞을 가로막?았지만,
무시하고 그냥 떨쳐내니까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네요.
나아가다 보면 주변 풍경이 또다시 바뀝니다.
이것저것 표지판이 즐비한데, 처음 보는 형태의 표식들 뿐이네요.
그림도 아니고 문자도 아닌 것이 기묘한데, 왜인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냥 드라이브 같고.."
이게...그림문자와 디자인의 위대함?

"저 문자들도 관대하게 바라보게 되고.."



흠! 해봅시다
관찰 ㄱ

기준치: | 75/37/15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눈 앞의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다가... 음?
갈림길이 보이고, 여기저기서 다른 차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괴물 뱃속에 뭐 이렇게 사는 게 많아?

심지어는 서부 영화에 나올 법한 낡은 아이스크림 트럭 한 대가 도로 옆에서 바짝 붙어 달리기 시작합니다.

"........혹시 근처에 차라도 한대 와 있슴까? 좀 쎄한데..."
...그러게요?
트럭이 점점 더 바짝 다가옵니다.

차선 변경에, 변경에, 변경에....
잠깐, 추월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온다면-



기준치: | 20/10/4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트럭은 속도를 낮추지 않고 계속해서 미끄러져....

쾅!!!

결국 우리 차의 꽁무니를 들이박습니다.

"아, 아 이....미친.................!!!" 욕하려다 참음


열받은 듯한 목소리를 보니 일단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트렁크에 든 란을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저 아이스크림 트럭만 문제인 게 아니라,
차선에 달리는 모든 차들에게서 수많은 요청이-!!!

전부 우리가 탄 차를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아니 그냥 제가 하겠슴다 꺼져!!!!!!!!!!!!!" 결국 터져나오고 만 아이돌의 비속어

정신없는 와중 창 밖을 흘끔 보면,
차 운전대에 아까 보았던 살구색 촉수 흙덩이들이 앉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정신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으니까,

일단 그냥 밟읍시다!

(걔가 아닐텐데도 그렇게 생각함)
도로가 점점 더 좁아지고, 4차선 도로가 2차선으로 변합니다.

액셀을 최대로 밟아 빠르게 도망치고 나오면
마우스올려서 선택 < 누르면

충돌음과 폭발음이 들립니다.
우리 차 말고...뒤쪽에서 연쇄적으로 들리네요.
각그랜저를 쫓아오던 차들이 자기들끼리 부딪히는 것 같습니다.

쾅, 쾅, 퍼펑, 쿵, 퍼엉. 빠악....
전복되고 터지고, 7종 추돌사고까지?
소리만 들으면 끝내주는 불꽃놀이(재료:자동차)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저게 다 얼마야.........." 와중에 차값 아까워함
뜨거운 열기가 카스가의 귓가까지 느껴집니다.
하늘에서 나는 꾸루룩 소리도 왠지 더 요란해진 느낌입니다.

하긴, 뱃속에서 뭔가가 터지고 있는데 어떤 생물이 안 불편하겠어요...
하지만 우리가 알 바는 아니죠.


각그랜저는 계속해서 달려나갑니다...
그렇게 다시 비포장도로처럼 거친 구간에 진입하고,
멀미를 부르듯 심하게 덜컹거립니다.

"머리 조심해요."
박자에 맞춰서 란이 머리를 부딪히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네요.

깡~
"운전 잘 좀 하십쇼.....!!"
좁은 2차선을 점유한 채 달리다 보면...
계기판에 반짝, 경고등이 들어옵니다.
기름이 다 떨어졌나?
아까 보니 이 안에 별게 다 있던데, 어디 주유소라도 없으려나요.

"저기, 란."
있기를 기대하는 게 이상한 일이지만 미사일도 있던 뱃속인데 주유소라고 없겠어...?


"음..."
"삼진 에바까지는 아닌 듯?"


"앞좌석에 지도 없슴까? 옛날 차라면 왠지 있을 것 같은데요."
"옛날엔 내비 안 쓰고 조수석에서 지도 보면서 길 가르쳐줬다고 하지 않슴까."
오너들은 그걸 아는 세대지만 얘들은 모르겠지

"제가 지도를 볼 줄 알까요?" (뒤적거려봅니다)
열린 글로브 박스 안쪽에 지도가 있습니다.
운전 중에 이러면 안 되지만, 뭐 잡아갈 사람도 없고...
지도를 꺼내 대충 펼쳐보면, 표지판에 적혀 있던 상형문자 위로 영어가 대응되어 적혀 있ㅅ브니다.
인간들에게도 대충 모두가 읽을 수 있는 문자가 있다는 게 참 다행이네요.
위장에서부터 쭉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따라가면...
...뭐가 이렇게 많지?
October 01, 2024 3:30PM▶:잠시만요 이건 desc가 아니라 따로 전달하는게 나을듯
October 01, 2024 3:30PM▶:Drugstore, Office, Nail salon, Tire shop...
Liquor store, Electronics store, Auto Repair, Veterinary Clinic, Eatery...
별 게 다 있네요.
그 밑에 이어지는 장소에 찾던 글자가 있습니다.
October 01, 2024 3:31PM▶:Gas Station, Outlet.
근처에 주유소가 하나 있고, 바로 근처에 입(Outlet)이 있습니다.


"왜있지 주유소..."
"근데, 주유소 근처에 입이 있대요."

"주유하고 나서 바로 나갈 수 있겠네요."
조금 더 직진하다 보니, 눈으로도 주유소를 볼 수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노란색 주유소인데....

"하..여튼 살았네요."
대충 어제 광고로 본 주유소겠거니 싶습니다.
이런 괴물 뱃속에서도 지점을 내다니.. (아님)



"...직원 없으면 그냥 하죠?"

"..."





이런데선 잘맞네

다행히 주유소는 예상대로 셀프 주유소였습니다.
인기척이라곤 하나도 없네요.

다른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주인을 잃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주변도 꽤나 고요합니다. 쫓아오던 괴물들은 아까 그게 전부였나...

란은 여전히 트렁크에 담겨있음

"여기서도 트렁크에서 안나올거에요?"



"그리고, 좀..."

"좀?"









"그럼 생긴 건 어찌되든 상관 없다?"

"아까 촉수 괴물이 저보고 못생겼다고 하는거 들었어요?"




트렁크가 서서히 열립니다.
그리고 트렁크를 여는 것은, 인간의 팔이 아니라.......

마치 검고 거대한 문어의 촉수, 그러나 그 질감은 거품이 끓어오르는 것만 같은...
란의 하반신이 알 수 없는 괴물의 것으로 변해 있습니다.

"괴물과 한 몸이 됐슴다."

이성실패햇을때
몇차감이엇죠

아맞다 얘기 안핶ㅆ구나

기준치: | 74/37/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쇼고스가됐는데



"으엉?"
"왜 인어공주 문어마녀폼이 되신건지.............."

갑자기 과거회상이나 함



아까부터 들던 위화감이 문득 떠오릅니다.
'저희'?
그건 꼭 카스가도 무언가 잃었다는 소리 같은데...
하지만 두 손, 두 다리, 몸통, 모두 멀쩡합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마침 주유소 벽에 거울이 하나 붙어 있네요.
주변에 괴상한 포스터들도 있긴 하지만,
일단은 이 불안감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떨리는 손으로 거울을 확인함..
아까부터 차에 있던 거울이 전부 깨져 있었으니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지금뿐이야...!
거울을 확인하면...
이게 뭐야.
그 잘생기던 얼굴은 어디 갔죠?

게다가 인간의 머리조차 아닙니다.

무슨 고름 같은 것이 뚝뚝 떨어지는 살덩어리가 카스가의 머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내 머리!!!!!!!!!!!!!!!!!!!!!!!!!!!!!!!


이건....이건 마치.......
인간의 이목구비가 아니라 개구리와 염소의 혼합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기준치: | 72/36/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나름 귀여운데?"
"저희 유닛 컨셉 기억하죠?"





다시 보니 머리 색은 짙은 살구색이네요.
아, 이거 본 적이 있습니다.

아까까지 우리를 쫓아오던 그 괴물들이 딱 이렇게 생겼는데...

맞다 포스터 쪽도 개웃긴데
한번 봐보시겠어요

".................이런 머리도 성형이 돼요?" 그럼다리는? 하고 란을 한번보고 포스터보러감

October 01, 2024 3:50PM▶:기생충을 생포해서 당신의 몸 안에 넣어 보세요!
인간의 머리를 가슴팍에 박은 멋진 살구색 괴물의 토르소 사진의 포스터가 하나.
몸의 구성물질을 설탕으로 바꾸면 체내 인슐린을 탄압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 몸 안에 설탕 성분의 결석이 다량 발생할 수 있습니다.

October 01, 2024 3:50PM▶:라고 적힌 포스터가 하나.
당신, 언제까지 도울의 노예로 살 것인가!
어엿한 쇼고스가 되어 일어서자!
쇼? 고스?가 그려진 궐기를 주장하는 포스터가 하나...
아래에 '이 반동분자!' 라는 말과 함께 욕설이 적혀 있네요.
이 모든 게 알 수 없는 상형문자로 되어있지만....

어째서인지 카스가는 이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아, 이게 '괴물의 머리'의 힘인가---

"니노마에가 기억을 잃은 건 괴물한테 머리를 먹혀서임다."
"보시다시피 전 하반신을 먹혔고요."
"이대로 죽을 순 없겠다 싶어서 반격하는 과정에서..."


"먹은대로 바뀔 줄 누가 알았겠슴까."





"나가서 몸 고치는것도 일이긴 할거 같긴 한데."






"그럼 일단...갈까요?? 이제 미래는 모르겠고 나가서 생각 가능할 것 같아요."





토츠카란 부모님 양쪽 다 정치인 설정


그런 걱정을 하며 주유를 마치고, 카스가가 차에 올라타려던 그 때.

기다렸다는 듯 저 멀리에서 부와아아아아앙-- 하고 끝내주는 배기음이 들려옵니다.

덤프트럭이네요.
덤프트럭은 도로를 무시하고 질주해 옵니다.
그리고, 어쩐지 저거 방향이...


이 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요?!
덤프트럭이 직선 방향으로 주유소를 향해 돌진합니다!


"빨,빨리 타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네!! 굴립시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꺄아아아아악!"
란은 몸을 던져 트렁크에서 뛰어내리지만, 착지가 불안정해 구르고...
카스가도 몸을 던져 주유소 뒤 기둥으로 피합니다.
콰과광!!!!!
땅을 뒤흔드는 듯한 굉음이 들립니다.
하필 여기는 주유소였고,
하필 저 트럭은 거대해서,
폭발 범위가 굉장히 커 간신히 피한 카스가와 란 모두가 폭발 여파에 휘말리고 맙니다.

2

2

하지만, 상처 입은 육신이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됩니다.
미친....
점점 인간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기준치: | 70/35/14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지만 멀쩡한건 좋은듯."
이런 위급상황에 몸은 멀쩡할 수 있다니 럭키카스가잖앙~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듭니다.
...주유하고 있던 차는 어쩌죠?

"..."
"나의 각그랜저."
고개를 돌려서 확인해 보면, 역시나입니다.
불이 활활 치솟는 가운데, 각그랜저도 그 불길에 휩싸여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비싼 차가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슴다..."
펑!

아까는 로드 무비에서 작열하는 폭발음을 뒤로 하고 달리는 멋진 카우보이...
...라고 정신승리도 가능했는데...
지금은 그냥 차를 잃은 부랑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같이움
우리와 몇시간쯤 함께 했던 각그랜저가 검게 타들어갑니다. 아아...


아무리 두 사람이 괴물의 몸을 갖고 있다 한들,

"어디 차 탈취안되나."
이 거대한 괴물의 입을 열 만큼의 충격은 단신으로 줄 수 없습니다.

흐물흐물.........
화염에 휩싸인 덤프트럭은 들이박았던 주유 기계에서 삐걱삐걱 후진합니다.
띠로리로리로리~♪ 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있잖아요..."
잠깐, 저거 아직도 움직인다고? 저러고도?





"...가죠!" 일어섭니다
그렇게 현실 GTA를 위해 트럭을 향해 가던 도중,

카스가는 트럭의 운전대를 잡은 것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것'이, 씩 웃습니다.

네 얼굴은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__^



"저 녀석임다!! 저희 다리랑 머리를 먹은 녀석!!!"


이제 우리는 차도 없고, 계획도 엉망이 되었고, 머리와 하반신은 괴물이고....
남은 건 폭발을 겨우 빗겨나가 저기 굴러다니는 킥보드 정도입니다.

GTA하면 그만큼 페널티가 있을 것 같긴 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은 얼마 없지만, 생각을 해 봅시다.
어떻게 하면 저 트럭을 따돌리고 입으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지를..!

하....킥보드 타고 쫓아가서 GTA GO 가보죠 인생한방

란이 제대로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긴 하지만....
킥보드를 타고 덤프트럭을 유인해서 입에 들이박게 하면 입이 열리지 않을까요?


업어달라고 손 내밈


살면서 쇼고스(반쪽) 언제업어보겠어
그렇게 란을 업고 킥보드를 탄 카스가는...
모든 힘을 짜내서 바닥을 차고 킥보드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주유소에서 입까지는 불과 500m 거리.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깝지만, 목표가 보이니 우는 소리 할 때가 아닙니다!

"갑니다!!!!!!!!!!!"

킥보드에 탄 카스가와 란이 앞으로 나아갑니다.
가면 갈수록 지반에 미약한 경사가 생깁니다.
저 멀리 보이는 검은 틈을 중심으로 일대의 땅이 온통 주름져 있습니다.
'최종 계획 도안'에 생긴 틈하고 비슷한데...

'문'이라고 인지하고 있어서 문처럼 보이긴 하지만,
가까이 갈 수록 그것이 갈라진 깊은 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움찔거리고 있습니다.

아마 뱃속에서 꽤나 많은 것을 터트렸으니, 금방이라도 역류하기 직전이겠죠.


"좀만 더 참으십쇼; 이 다리로 킥보드 밀 수는 없는 노릇 아님까!"
그렇다면, 지금 저기에 들이박으면...
...
끼이이이익-
두 사람의 등 뒤로 불 붙은 덤프트럭이 달려옵니다.

"와라!"
주유소에 들이박던 것처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피하려면 지금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런식으로 고증 안해도된다고

1 깠고

하나, 둘, 셋!
두 사람이 함께 몸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방금까지 두 사람이 있던 자리에 트럭이 돌진해 들이받습니다.
쾅!!!!!!!!!!!!!
이미 불타오르던 덤프 트럭의 엔진부가 마침내 터집니다.

동시에 사탕이 들어있던 봉지가 터지듯, 달콤한 냄새가 훅 불어오더니...
운전대를 잡은 괴물의 몸도 함께 터지고,
그 안에서 온갖 사탕이 쏟아져 두 사람의 머리를 때립니다.
이게 뭐지?
...
작전만큼은 확실히 성공했습니다.
각 그랜저보다 훨씬 크고, 훨씬 단단하고, 훨씬 아파보이는 덤프 트럭으로 목구멍을 확실히 찔렀잖아요.
쿠구구궁, 틈이 활짝 갈라지면서 땅이 뒤집힙니다.
거의 무너져내리는 것 같습니다.

괴물이 기어이 견디다 못했는지 뱉어내려 하는 모양입니다.
기생충 약보다 확실하네요.
이 아래로 떨어지면 드디어 탈출 성공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런데, 사방이 마구 흔들리는 와중...
바닥에 흩뿌려진 사탕들이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보통의 동그란 사탕이 아니라서일까요, 떨어지면서 깨진 것일지도 모르지만...


집어서 살펴보면, 전부 제각각의 모양을 하고 있는 사탕 위로..
알 수 없는 언어로 된 각인이 보입니다.
하지만, 카스가는 이 언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쇼고스의 머리를 갖고 있잖아요!
사람의 이름이 하나씩 쓰여 있고,
그 중에 아는 이름들도 보입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카스가는 카스가와 란의 이름이 적힌 사탕을 줍습니다.
그리고 떠올립니다.
서로의 신체를 먹어서 변했다면...
괴물의 몸에서 튀어나온 이 사탕과 두 사람의 몸은 분명 연관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다시 이걸 먹으면 원래대로 되돌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 이름 써진 사탕, 이걸 먹으면..."
"성형은 안해도 되지 않을까요?"

란은 폭발로 의식을 잃은 듯 가만히 있습니다.

입이 언제 닫힐 지 모르는 상황인데...
대충 입에 구겨넣고 가면 되지 않을까요?



각각의 입에 사탕을 털어넣습니다.

입이 어딘지는 다소 헷갈리지만,
계속 말은 해 왔으니 발화 기관과 섭취 기관이 동일하다면 아마 제대로 먹었을 겁니다.
혀 끝이 아릴 정도로 달콤한 오렌지 맛이 납니다.
동시에 눈 아픈 형광 오렌지빛 하늘이 뒤집히고,
카스가는 밑으로, 저 밑으로...
혹은 위로, 저 위로 추락합니다.
온 몸을 갑갑하게 조이는 좁은 통로를 지나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아득해지는 감각 속, 카스가를 꽉 붙잡는 손길이 느껴집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눈을 찌푸린 란이네요.
입모양으로 무언가 말하는 것 같은데...
....
그대로 카스가의 의식이 흐려집니다.

"정신 차려요, 니노마에!"

...따사로운 햇빛이 두 사람을 비춥니다.
두 사람은 깊은 구덩이 속, 진흙 범벅인 채로 깨어납니다.
입맛을 다시면, 혀 끝에 요상한 인공 오렌지 맛이 찝찝하게 남아 있습니다.
란은 먼저 정신을 차렸는지 카스가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습니다.






"어어어엇."



"이 주변은 무슨 구덩이 같은데..."
곧이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람들이 구덩이 위에 서서 두 사람을 쳐다봅니다.

"어, 사람이다."
October 01, 2024 4:33PM사람들:"이봐요!"
"싱크홀 안에서 뭐하는 겁니까!"
"잠깐, 저 사람들..."

한 사람이 허리에 차고 있는 미니 라디오에서 속보가 들려옵니다.

"3일 전, 도심에서 발생한 거대 싱크홀의 수색을 모두 마쳤지만 여전히 실종자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요?"
October 01, 2024 4:34PM사람들:"...저기 저 사람들 실종자 아니야?"
"맞네! 어디서 본 얼굴이더라니!"

아이돌을 못 알아보는 거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구해달라는 말부터 해야 할지...




카스가의 의식은 안도 때문인지 피로 때문인지 다시금 흐려져 갑니다.
란도 마찬가지인지, 힘 빠진 소리로 웅얼거립니다.

"어쨌든 나왔으니 다행임다."
"고맙다는 인사는 됐어요. 친구 좋다는 게 뭡니까."
---
2024.10.01
A FRIEND INDEED
End.
그 뒤로 두 사람은 2주간 병원에 입원해서 추가적인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October 01, 2024 4:37PM▶:이성 1d5 회복~
6개월 동안 건강 10점 상승~

October 01, 2024 4:37PM▶:체력은 전부 회복~

October 01, 2024 4:38PM▶:그리고 몸에 남아있던 쇼고스의 잔재도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배출된다고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