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 될 수 밖에 없는 점프만화이고 기존의 점프만화 계보의 무언가를 따라가는 만화인 것도 맞으나 이전과는 역치가 다른 수위와 페티쉬가 양지로 끌어올려진 만화도 맞음. 체인소 맨이라는 만화 자체보다는 사회의 수위 규정에 대한 경각심이 옅어지면서 세상에 이딴 만화도 결국 양지로 올라오고 대중화가 되어버렸다…가 맞지 않을까나. 체인소 맨 이전에도 슬금슬금 점프에는 제정신 아닌 수위의 만화가 간혹 연재됐는데요, 불행히도 체인소 맨은 잘 빚은 똥인 바람에 성공해버려서 모두가 알게 된겁니다. 정말 불행한 일이나 요즘 사회의 흐름이 매체의 포르노화에 무감하고 그렇네요. 하루 빨리 제정신이 되길 바랍니다. (이쪽 업계에서 바라보건데 안될 것 같긴 합니다.)
여튼… 잘 만든 똥만화이기 때문에 뭔가 새로 나올 때마다 그만큼 시끄러운 거라고 보고 있어요. 못만든 창작물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지만 잘 만든 똥은 결국 빠와 까 둘다를 미치게 한다의 예죠. 대중화 되면 안되지 않았을까 싶은 똥만화 맞고요, 그럼에도 좋은 부분은 정말 좋기 때문에 고개가 숙여지는 거겠죠? 가끔 이러면 Q 대중이 장난이냐? 하기도 하는데 원초적인 욕망에 대해 말하는 덴지의 성장 빌드라던가 악마와 데빌헌터의 설정이라던가 정말 헐리우드 영화 좋아하는… 그렇게 만화의 불쾌한 이면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대중들의 픽 맞다고 봄. 이게 불행한거라고요!
이런 갑론을박 여지가 많은 탓에 여러 긍정적 방향의… 나쁘게 말해서 억빠 해석이 간혹 나옵니다만…
님은 그렇게 생각해도 후지타츠는 그거 그릴 때 아무 생각 없었을걸요? 그냥 납작하게 똥만화 인정하고 고개 숙이고 다닙시다.
그럼에도 이 극장판… 잘 만들었고요, 전 재밌게 보긴 했음!
근데 '너희 다들 원작(본편) 봤지?'를 전제로 냅다 시작하기 때문에, '체인소 맨은 안봤지마 볼까?'는 사실 힘들다고 봐요. 저는 똥만화에서도 제 밥을 찾는 씹덕이지만… 원작 자체가 커트라인 역치가 높다고 봐서 이거 보겠다고 체인소 맨을 시도한다? 그건 좀 재고 바랍니다.
한편으로 역시 웹툰포함…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물이 어줍잖게 뭉개서 19세가 아닌 15세로 극장판이 들어오는건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느 놈이 먼저 이런걸 시도한걸까요? 이걸로 체인소 맨만 비판하기엔 요즘 이런 눈가리고 아웅을 하는 매체가 한둘이 아니라 불행하기만 합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랍니다.
첫사랑의 다른 말은 레제
레제 편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첫사랑 클리셰의 정석과 같은 전개.
레제는 건축학개론 수지다. 이거 제 지인이 한 말인데요, 저는 이게 맞다고 봅니다.
비단 덴지 뿐만이 아니라… 보는 사람을 하여금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빚어진 소녀임. 클리셰적으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꼬시는데 너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하는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아…. 레제는 신들이 보낸 판도라 같은 거임. 예정된 불행을 불러오더라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러나 좀 웃픈건 역시 '남자가 로망하는 나를 꼬시는 여자'의 결집이라는 면도 보여서… 후지타츠의 의도가 '신기루처럼 사라진 첫사랑 미소녀'여서 그렇지 조금만 틀어졌어도 '나를 꼬셔서 인생을 망치려든 나쁜*'로 조성됐을 요소기도 함. 저는 여기서 확실히 인셀남이 빌딩한 소녀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싫다기보단 그런 점에서 정말 건축학개론의 수지 빌딩 같습니다.
그리고 뭔가 저의 경우 레제 편은 영상물로 봤을 때 좀더… 레제가 첫 만남부터 시종일관 덴지를 향해 '너 정말 재밌다'며 웃어주는 부분에 위화감이 들어서 감탄한 것도 있네요. 연기 디렉팅이 그렇게 된건진 모르겠으나 훈련받은대로 꼬시는 멘트라 그런지 정말
'별로 재밌지도 않은데 재밌다고 웃어주고, 과장된 칭찬을 해주며, 시종일관 나를 향한 미소'
에서 <남자들이 여자에게 품는 환상이 무엇인지>와 동시에 <작정하고 꼬시는 행동에서 오는 과장이 주는 위화감>이 느껴지는게 신기했음. 그래서인지 수영장 씬에서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레제가 느껴진거 같기도요. 레제는 진짜 모든 것이 되어줌... 미소녀 여친이었다가 수영장의 인어였다가 세이렌이었다가 뱀파이어였다가…
이 파트에서 첨에 중간중간의 스쳐가는 배경에 거미줄 나올 때 ㅈㅉ 별 생각 없었는데 점점 레제와 덴지가 가까워질수록 사냥감을 잡아 옭아매는 거미를 표현하는 것도 꽤 좋은 연출이었다.
결국 거짓된 미소와 홍조만 보이던 레제가 바닷가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때의 미소는 진짜였겠죠? 하지만 이 미소의 의미를 덴지가 알아챘을까요? 솔직히 진위여부를 분명 마지막까지 몰랐을 것이기에 더 아련함.
1부의 덴지는 사실상 <트루먼 쇼>의 트루먼이죠. 자기도 모르게 마키마에 의해 불행이 예정된 거짓 행복 세계에 갇혔고, 사육 당하게 되었고, 소중한 가족이 생기고, 동료가 생기면서 착실하게 계획하에 사회화 됩니다. 근데 이제 만들어진 세계 바깥에서 온 소녀가 이 세계를 깨려고 할 때부터 이미 레제의 엔딩은 정해져 있던 거겠네요. 쇼는 아직 계속 되어야하는데 트루먼이 세계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면 당연히 그 원인을 제거해야하니까.
근데 또 이 첫사랑이 덴지만의 첫사랑이냐… 그렇지 않아서 슬픈거겠죠.
학교 씬에서 두사람이 본 학교에 걸려있던 그림. 프랑스와 부셰의 <다프니스와 클로에>에요. 두 어린 소년 소녀의 첫사랑에 대한 주제라고 하네요. 레제에게도 첫사랑이 덴지이기 때문에 -어째서 그런-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클리셰를 완수하는 동시에 비극의 완성인거겠죠. 가슴이 찢어질거같아(내말이)
누군가에게 반복하는 말은 자기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레제는 처음만난 순간부터 끊임없이 덴지에게 물어봅니다.
'16세인데 학교를 가지 않는게 이상하지 않아?' '초등학교도 안다녔다는거 정말이야?' '그건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갖는 권리야.'
하지만 마지막 순간 레제의 독백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이 질문은 레제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됨.
덴지에게 묻고있지만, 결국 레제 자신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품어온 의문과 고통이겠죠. 어째서 나는 평범한 아이들처럼 살지 못할까? 학교에 가고 싶다, 등등. 레제가 질문을 하며 비춰보는 덴지는 자기 연민인 동시에 닮았기 때문에 마음이 기울 수 밖에 없던 상대임. 한편으로는 닮았음에도 덴지는 레제와 다르게 레제가 아마도 바라지 않았을 답변을 내놓죠? 닮았지만 다르다는 점까지 최종적으로 두사람은 평행선에서 서로를 좋아할 수 밖에 없음. 클리셰란게 그렇습니다.
사실은 말이야 나도 학교에 가본 적 없어
레제가 죽음을 맞이하며 한 독백이 그래서 레제의 최후의 진심을 털어 놓은게 아닌가 싶을만큼 가슴에 남죠. 내내 숨기고 덴지가 이상한 아이인냥 물었지만 사실 나도 그 정상성에 속하지 못한 아이였어. 나도 너와 같아. 레제가 하고 싶었을 그 뒤의 말들에 수많은 여지가 남기 때문에 더 괴로움.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레제가 수영장에서 수영을 가르쳐주겠다며 수영을 가르쳐준 것도, 더 가르쳐주겠다고 한 것도 레제 나름 본인의 공허함을 충족하는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그 씬이 굳이?싶은 다소 서비스 씬의 어쩌고 요소도 다량이라 음, 이었던 부분이 없잖아 있긴하나)
다르게 만났다면 둘은 불행하지만 행복했을 수도 있겠죠. 도입부에서 레제가 카페를 향해 걷는 길 - 결말부에서 레제가 카페를 향해 걷는 길도 이것을 좀 표현했다고 보는데, 도입부의 레제가 가는 길에 비해 결말부의 카페 가는 길은 똑같은 장소이지만 좀더 그늘지고 빛이 없게 표현됐던 거 같거든요... 그러나 레제가 바라보는 카페는 여전히 밝습니다. 이 길이 그늘진 선택임을 알고 있음에도 순수하게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장소는 여전히 빛난 거겠지… 갑자기 다시 흐르는 눈물.
뭔가 덴지를 만나고 난 이후에 죽이면 안됐던가 같은 여러 희망회로 글도 간간히 봤는데, 사실상 역시 불가능하죠, 임. 1부에서 마키마의 목적은 덴지에게 설탕공예 세계를 안겨주어 달콤하게 만들고 자신을 의지하고 믿을 수 밖에 없게 만든 후에 모든걸 부숴서 절망시켜야하니까.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한 후에 죽이면 공들여 자기에게 쏠리게 한 믿음이 어그러지죠 ㅋㅋ 마키마 나름 '걔는 너를 선택하지 않고 간거임'으로 엔딩 낼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노린 셈. 가슴 아파 죽겠습니다.
물론 이런 캐빌드기 때문에 불호를 갖는 사람도 이해가 됨. 아름답게 포장했으나 결국 레제라는 캐릭터는 주인공의 아련하고 아름답게 추억하는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죽고마는 여자 클리셰기도 하니까 충분히 이해되는 바... 저도 제거하는 게 마키마가 아니라 왠 남자였으면 코마에서 깨어나 심한 붐따가 되었을듯도. 그러나 저는 이정도면 수용하는 오타쿠라... ㅋ
하여간 저는 영상물로 다시보니 너무 큰 상흔이 남았고 공허하게 제인도를 듣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는 무의식의 호의와 유대로부터
레제와 덴지의 얘기를 벗어나면, 아키와 천사의 악마에 대한 얘기를 안해볼 수 없음.
뭔가 개인적으로 아키와 천사의 악마가 첨 버디로써 악마를 잡는 구간의 연출이 이렇게 잡힐 수도 있는거군? 싶어서 좋았어요. 이렇게 쨍한 붉은 빛의 세계에서 하는 대화가 될거라고 전 왜 생각을 못했을까요? 두 사람이 서로의 생각 격차를 좁혀내지 못하고 짧은 갈등을 일갈하던 파트인 만큼 이 불길한 무드가 꽤 어울렸어서 좋음.
하여간 두 사람이 이때 쌍방으로 '너랑은 친해질 수 없을거 같다'고 일갈했지만 결국 레제라는 시련을 맞이하며 '터놓고 말하진 않겠지만 이미 시작되어버린 유대감'이 형성되고 만게 슬프고 좋네요.
아키라는 캐릭터는 체인소 맨에서 드물게 정상성의 인간미를 갖추고 만 인물이고 소중한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고작 2년 밖에 남지 않은 수명조차 대끔 줄일 수 있을 정도로 버디를 살리고자 하는 집착이 된다는 지점이 볼 때마다 슬퍼짐. 소중한 사람은 그 사람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눈앞에서 내 곁을 떠났을 때 저주처럼 마음 한구석에 영원히 남고 만다…. 네 저 이런거에 캐 약합니다.
특히 아키가 작중 큰 파이로 인간적인 캐릭터라 마음이 안갈 수가 없는 인물 중 하나여선지 기억에 남았네욤. 객관적 설정 자체도 체인소 맨에서 보기 드물게 건실한 미남의 어쩌구라 인기있을 수 밖에 없는 빌드도 맞지만? 다 떠나서 결국 하루살이처럼 복수만을 위해 살겠다던 한 남자는 근본의 선함을 버리지 못해서 버디를 포함 주변 인물 모두에게 인간성을 가르치고 말았다는 점이 아름다웠음. 히메노의 안광 없던 눈에 빛이 들어오게 만든 것도 결국 이 청년의 강직함이니까.
근데 별개로) 아키가 천사의 악마를 구하는 연출은 솔직히 컷만화일 때 좀더 호흡이 취향이고 두 캐릭터의 감정선이 더 다가온 거 같아요. 뭔가...급박한 상황에서의 정제된 호흡, 이건 아무래도 영상보다는 만화죠. (사견입니다)
천사의 악마가 이후에 아키의 말을 신경쓰며 마키마의 부름에도 혼자 간 점이라던가, 아키가 점점 악마 혐오가 줄어들며 진짜 버디로서의 동화가 되어간다는 미래까지 생각하면 여러모로 슬픈 유대감이라고 생각.
절대 친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 상대를 이해하는 순간이 진짜 돌이킬 수 없는 유대감인 겁니다 이거.
영화는 일단 많이보면 뭐라도 도움이 된다
레제 편에서 덴지가 빔을 타고 달리는 컷이 샤크 스톰이라는 똥영화의 오마주인건 어느정도 알려진 사실인데요, 샤크 토네이도 오마주의 진가는 극장판 레제편에서 나옵니다. **
만화에서는 찰나였던 구간이 이렇게까지?!?! 하고 네 저 샤 크 스 톰 오마주에요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불행하게도 1년전에 그 영화를 봤습니다 생생하게 기억이 나더군요. 솔직히 알기 땜에 더 웃겼다고 보긴합니다. 정말 잘 표현했어요. 그외도 영화 오마주인가? 싶긴한 장면들이 있던거 같은데 슬슬 기억 안남.
교훈적으로 뭔등 영화여도 보면 오마주 알아보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네요. 그렇다고 보지마세요.
예술은 폭발이다
BOMB
레제가 본색을 드러내면서 BOMB을 터뜨리는 연출이 정말 죽인다고 생각함. 정말 모든것을 시원하게 터뜨립니다. 가상의 일본 건물들을 죄 터뜨려서 진짜 일본을 고쳐쓰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수준으로 터뜨립니다. 레제의 어조가 시종일관 잔잔하기 때문에 더 기폭제를 터뜨리며 bomb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 깊게 와닿았음. 불꽃놀이마냥 아무렇지 않게 도시의 모든것을 색색깔로 화려하게 터트리면서 형성하는 색감이 아름다워요.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격투씬 같은 부분에서는 완급조절처럼 아예 인물의 색을 빼고 연출하던가 하는 것도 잼썼내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 연출에 니즈가 있다면 만족할 듯. 마츠리의 폭죽놀이 직후에 이렇게 정체를 드러냈다는 점도 연출적 수미상관이 좋다고 보고요.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원작 그대로지만 연출이라던가 좀더 영상으로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알차게 살려낸 극장판이라고 생각했름... 중간중간 덴지가 피투성이로 B급 영화 액션씬처럼 등장할 때라던가도 붉은 피보다 원색적인 페인트 컬러로 잔인성보다 액션코미디 성을 강조한것도 꽤 머리가 좋은 연출이라고 봅니다. 색이 있는 영상이기에 가능한 연출이자 영화로서의 연출...이런 것을 가감없이 썼다고 생각해서 좋았어염.
레제가 전투씬 내내 속옷차림(이것도 도중에 주워입은 거지만)이긴해도 앞치마가 달린 의상에 전투씬 구도 자체는 내내 '전투'에 좀더 집중한 동세라서 그런가? 저같은 경우 노출이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고 전투 연출의 깔끔하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음. (제가 페그오 애니 여캐 액션씬을 좀 힘들어 했던거 생각하면 좀 차이가 있긴 한거 같죠)
레제와 덴지의 전투 방식이 확연히 대조되는 것도 좋?았달까... 레제는 본인의 능력을 확실히 이해하고 응용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미소녀의 가차없는 전투방식의 동선 모든것이 좋았음. 저는 이런거 좋아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전투씬을 생각보다 좀더 길게 잡았네? 라는 생각은 하긴했지만... (만화에서 이정도 컷이었으니 이정도 나올라나, 의 러닝타임 예상을 넘었단 뜻)
레제를 죽이러온 암살자가 등장전 연출에 굳..이? 적나라하게 피해자 여성을 드러내 보여주고 들려준게 좀 마이너스 연출이긴했는데... (전 이런거 유구하게 안좋아해서 싸이코패스 1기 1화도 죽은눈으로 초반에 봄) 그거 빼곤 원작에서 짧게 스쳐간 장면들을 좀더 영상이기 때문에 표현 가능한 방식으로 추가 설명해준다던가... 좀더 보충된 백스토리 같은게 좋았내요.
레제라는 상흔을 가슴에 남기고 싶으면 보시기 바랍니다.
근데 꼭 체인소맨을 보셔야하나 싶긴 합니다.
그치만 결국 보신 지인은 같이 고찰 필버하게 연락 바랍니다.
Q 이전거에 비해 굉장히 성의가 있어졌는데
A 그사이 약 1년의 어쩌고로 인해 텍스트 필버 봉인해제 심경의 변화가 있었음
체인소 맨은 똥만화가 맞습니다
대중화 될 수 밖에 없는 점프만화이고 기존의 점프만화 계보의 무언가를 따라가는 만화인 것도 맞으나 이전과는 역치가 다른 수위와 페티쉬가 양지로 끌어올려진 만화도 맞음. 체인소 맨이라는 만화 자체보다는 사회의 수위 규정에 대한 경각심이 옅어지면서 세상에 이딴 만화도 결국 양지로 올라오고 대중화가 되어버렸다…가 맞지 않을까나. 체인소 맨 이전에도 슬금슬금 점프에는 제정신 아닌 수위의 만화가 간혹 연재됐는데요, 불행히도 체인소 맨은 잘 빚은 똥인 바람에 성공해버려서 모두가 알게 된겁니다. 정말 불행한 일이나 요즘 사회의 흐름이 매체의 포르노화에 무감하고 그렇네요. 하루 빨리 제정신이 되길 바랍니다. (이쪽 업계에서 바라보건데 안될 것 같긴 합니다.)
여튼… 잘 만든 똥만화이기 때문에 뭔가 새로 나올 때마다 그만큼 시끄러운 거라고 보고 있어요. 못만든 창작물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지만 잘 만든 똥은 결국 빠와 까 둘다를 미치게 한다의 예죠. 대중화 되면 안되지 않았을까 싶은 똥만화 맞고요, 그럼에도 좋은 부분은 정말 좋기 때문에 고개가 숙여지는 거겠죠? 가끔 이러면 Q 대중이 장난이냐? 하기도 하는데 원초적인 욕망에 대해 말하는 덴지의 성장 빌드라던가 악마와 데빌헌터의 설정이라던가 정말 헐리우드 영화 좋아하는… 그렇게 만화의 불쾌한 이면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대중들의 픽 맞다고 봄. 이게 불행한거라고요!
이런 갑론을박 여지가 많은 탓에 여러 긍정적 방향의… 나쁘게 말해서 억빠 해석이 간혹 나옵니다만…
님은 그렇게 생각해도 후지타츠는 그거 그릴 때 아무 생각 없었을걸요? 그냥 납작하게 똥만화 인정하고 고개 숙이고 다닙시다.
그럼에도 이 극장판… 잘 만들었고요, 전 재밌게 보긴 했음!
근데 '너희 다들 원작(본편) 봤지?'를 전제로 냅다 시작하기 때문에, '체인소 맨은 안봤지마 볼까?'는 사실 힘들다고 봐요. 저는 똥만화에서도 제 밥을 찾는 씹덕이지만… 원작 자체가 커트라인 역치가 높다고 봐서 이거 보겠다고 체인소 맨을 시도한다? 그건 좀 재고 바랍니다.
한편으로 역시 웹툰포함…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물이 어줍잖게 뭉개서 19세가 아닌 15세로 극장판이 들어오는건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느 놈이 먼저 이런걸 시도한걸까요? 이걸로 체인소 맨만 비판하기엔 요즘 이런 눈가리고 아웅을 하는 매체가 한둘이 아니라 불행하기만 합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랍니다.
레제 편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첫사랑 클리셰의 정석과 같은 전개.
레제는 건축학개론 수지다. 이거 제 지인이 한 말인데요, 저는 이게 맞다고 봅니다.
비단 덴지 뿐만이 아니라… 보는 사람을 하여금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빚어진 소녀임. 클리셰적으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꼬시는데 너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하는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아…. 레제는 신들이 보낸 판도라 같은 거임. 예정된 불행을 불러오더라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러나 좀 웃픈건 역시 '남자가 로망하는 나를 꼬시는 여자'의 결집이라는 면도 보여서… 후지타츠의 의도가 '신기루처럼 사라진 첫사랑 미소녀'여서 그렇지 조금만 틀어졌어도 '나를 꼬셔서 인생을 망치려든 나쁜*'로 조성됐을 요소기도 함. 저는 여기서 확실히 인셀남이 빌딩한 소녀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싫다기보단 그런 점에서 정말 건축학개론의 수지 빌딩 같습니다.
그리고 뭔가 저의 경우 레제 편은 영상물로 봤을 때 좀더… 레제가 첫 만남부터 시종일관 덴지를 향해 '너 정말 재밌다'며 웃어주는 부분에 위화감이 들어서 감탄한 것도 있네요. 연기 디렉팅이 그렇게 된건진 모르겠으나 훈련받은대로 꼬시는 멘트라 그런지 정말
이 파트에서 첨에 중간중간의 스쳐가는 배경에 거미줄 나올 때 ㅈㅉ 별 생각 없었는데 점점 레제와 덴지가 가까워질수록 사냥감을 잡아 옭아매는 거미를 표현하는 것도 꽤 좋은 연출이었다.
결국 거짓된 미소와 홍조만 보이던 레제가 바닷가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때의 미소는 진짜였겠죠? 하지만 이 미소의 의미를 덴지가 알아챘을까요? 솔직히 진위여부를 분명 마지막까지 몰랐을 것이기에 더 아련함.
1부의 덴지는 사실상 <트루먼 쇼>의 트루먼이죠. 자기도 모르게 마키마에 의해 불행이 예정된 거짓 행복 세계에 갇혔고, 사육 당하게 되었고, 소중한 가족이 생기고, 동료가 생기면서 착실하게 계획하에 사회화 됩니다. 근데 이제 만들어진 세계 바깥에서 온 소녀가 이 세계를 깨려고 할 때부터 이미 레제의 엔딩은 정해져 있던 거겠네요. 쇼는 아직 계속 되어야하는데 트루먼이 세계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면 당연히 그 원인을 제거해야하니까.
근데 또 이 첫사랑이 덴지만의 첫사랑이냐… 그렇지 않아서 슬픈거겠죠.
학교 씬에서 두사람이 본 학교에 걸려있던 그림. 프랑스와 부셰의 <다프니스와 클로에>에요. 두 어린 소년 소녀의 첫사랑에 대한 주제라고 하네요. 레제에게도 첫사랑이 덴지이기 때문에 -어째서 그런-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클리셰를 완수하는 동시에 비극의 완성인거겠죠. 가슴이 찢어질거같아(내말이)
레제는 처음만난 순간부터 끊임없이 덴지에게 물어봅니다.
'16세인데 학교를 가지 않는게 이상하지 않아?' '초등학교도 안다녔다는거 정말이야?' '그건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갖는 권리야.'
하지만 마지막 순간 레제의 독백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이 질문은 레제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됨.
덴지에게 묻고있지만, 결국 레제 자신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품어온 의문과 고통이겠죠. 어째서 나는 평범한 아이들처럼 살지 못할까? 학교에 가고 싶다, 등등. 레제가 질문을 하며 비춰보는 덴지는 자기 연민인 동시에 닮았기 때문에 마음이 기울 수 밖에 없던 상대임. 한편으로는 닮았음에도 덴지는 레제와 다르게 레제가 아마도 바라지 않았을 답변을 내놓죠? 닮았지만 다르다는 점까지 최종적으로 두사람은 평행선에서 서로를 좋아할 수 밖에 없음. 클리셰란게 그렇습니다.
사실은 말이야 나도 학교에 가본 적 없어
레제가 죽음을 맞이하며 한 독백이 그래서 레제의 최후의 진심을 털어 놓은게 아닌가 싶을만큼 가슴에 남죠. 내내 숨기고 덴지가 이상한 아이인냥 물었지만 사실 나도 그 정상성에 속하지 못한 아이였어. 나도 너와 같아. 레제가 하고 싶었을 그 뒤의 말들에 수많은 여지가 남기 때문에 더 괴로움.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레제가 수영장에서 수영을 가르쳐주겠다며 수영을 가르쳐준 것도, 더 가르쳐주겠다고 한 것도 레제 나름 본인의 공허함을 충족하는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그 씬이 굳이?싶은 다소 서비스 씬의 어쩌고 요소도 다량이라 음, 이었던 부분이 없잖아 있긴하나)
다르게 만났다면 둘은 불행하지만 행복했을 수도 있겠죠. 도입부에서 레제가 카페를 향해 걷는 길 - 결말부에서 레제가 카페를 향해 걷는 길도 이것을 좀 표현했다고 보는데, 도입부의 레제가 가는 길에 비해 결말부의 카페 가는 길은 똑같은 장소이지만 좀더 그늘지고 빛이 없게 표현됐던 거 같거든요... 그러나 레제가 바라보는 카페는 여전히 밝습니다. 이 길이 그늘진 선택임을 알고 있음에도 순수하게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장소는 여전히 빛난 거겠지… 갑자기 다시 흐르는 눈물.
뭔가 덴지를 만나고 난 이후에 죽이면 안됐던가 같은 여러 희망회로 글도 간간히 봤는데, 사실상 역시 불가능하죠, 임. 1부에서 마키마의 목적은 덴지에게 설탕공예 세계를 안겨주어 달콤하게 만들고 자신을 의지하고 믿을 수 밖에 없게 만든 후에 모든걸 부숴서 절망시켜야하니까.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한 후에 죽이면 공들여 자기에게 쏠리게 한 믿음이 어그러지죠 ㅋㅋ 마키마 나름 '걔는 너를 선택하지 않고 간거임'으로 엔딩 낼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노린 셈. 가슴 아파 죽겠습니다.
물론 이런 캐빌드기 때문에 불호를 갖는 사람도 이해가 됨. 아름답게 포장했으나 결국 레제라는 캐릭터는 주인공의 아련하고 아름답게 추억하는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죽고마는 여자 클리셰기도 하니까 충분히 이해되는 바... 저도 제거하는 게 마키마가 아니라 왠 남자였으면 코마에서 깨어나 심한 붐따가 되었을듯도. 그러나 저는 이정도면 수용하는 오타쿠라... ㅋ
하여간 저는 영상물로 다시보니 너무 큰 상흔이 남았고 공허하게 제인도를 듣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레제와 덴지의 얘기를 벗어나면, 아키와 천사의 악마에 대한 얘기를 안해볼 수 없음.
뭔가 개인적으로 아키와 천사의 악마가 첨 버디로써 악마를 잡는 구간의 연출이 이렇게 잡힐 수도 있는거군? 싶어서 좋았어요. 이렇게 쨍한 붉은 빛의 세계에서 하는 대화가 될거라고 전 왜 생각을 못했을까요? 두 사람이 서로의 생각 격차를 좁혀내지 못하고 짧은 갈등을 일갈하던 파트인 만큼 이 불길한 무드가 꽤 어울렸어서 좋음.
하여간 두 사람이 이때 쌍방으로 '너랑은 친해질 수 없을거 같다'고 일갈했지만 결국 레제라는 시련을 맞이하며 '터놓고 말하진 않겠지만 이미 시작되어버린 유대감'이 형성되고 만게 슬프고 좋네요.
아키라는 캐릭터는 체인소 맨에서 드물게 정상성의 인간미를 갖추고 만 인물이고 소중한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고작 2년 밖에 남지 않은 수명조차 대끔 줄일 수 있을 정도로 버디를 살리고자 하는 집착이 된다는 지점이 볼 때마다 슬퍼짐. 소중한 사람은 그 사람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눈앞에서 내 곁을 떠났을 때 저주처럼 마음 한구석에 영원히 남고 만다…. 네 저 이런거에 캐 약합니다.
특히 아키가 작중 큰 파이로 인간적인 캐릭터라 마음이 안갈 수가 없는 인물 중 하나여선지 기억에 남았네욤. 객관적 설정 자체도 체인소 맨에서 보기 드물게 건실한 미남의 어쩌구라 인기있을 수 밖에 없는 빌드도 맞지만? 다 떠나서 결국 하루살이처럼 복수만을 위해 살겠다던 한 남자는 근본의 선함을 버리지 못해서 버디를 포함 주변 인물 모두에게 인간성을 가르치고 말았다는 점이 아름다웠음. 히메노의 안광 없던 눈에 빛이 들어오게 만든 것도 결국 이 청년의 강직함이니까.
근데 별개로) 아키가 천사의 악마를 구하는 연출은 솔직히 컷만화일 때 좀더 호흡이 취향이고 두 캐릭터의 감정선이 더 다가온 거 같아요. 뭔가...급박한 상황에서의 정제된 호흡, 이건 아무래도 영상보다는 만화죠. (사견입니다)
천사의 악마가 이후에 아키의 말을 신경쓰며 마키마의 부름에도 혼자 간 점이라던가, 아키가 점점 악마 혐오가 줄어들며 진짜 버디로서의 동화가 되어간다는 미래까지 생각하면 여러모로 슬픈 유대감이라고 생각.
절대 친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 상대를 이해하는 순간이 진짜 돌이킬 수 없는 유대감인 겁니다 이거.
레제 편에서 덴지가 빔을 타고 달리는 컷이 샤크 스톰이라는 똥영화의 오마주인건 어느정도 알려진 사실인데요, 샤크 토네이도 오마주의 진가는 극장판 레제편에서 나옵니다. **
만화에서는 찰나였던 구간이 이렇게까지?!?! 하고 네 저 샤 크 스 톰 오마주에요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불행하게도 1년전에 그 영화를 봤습니다 생생하게 기억이 나더군요. 솔직히 알기 땜에 더 웃겼다고 보긴합니다. 정말 잘 표현했어요. 그외도 영화 오마주인가? 싶긴한 장면들이 있던거 같은데 슬슬 기억 안남.
교훈적으로 뭔등 영화여도 보면 오마주 알아보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네요. 그렇다고 보지마세요.
BOMB
레제가 본색을 드러내면서 BOMB을 터뜨리는 연출이 정말 죽인다고 생각함. 정말 모든것을 시원하게 터뜨립니다. 가상의 일본 건물들을 죄 터뜨려서 진짜 일본을 고쳐쓰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수준으로 터뜨립니다. 레제의 어조가 시종일관 잔잔하기 때문에 더 기폭제를 터뜨리며 bomb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 깊게 와닿았음. 불꽃놀이마냥 아무렇지 않게 도시의 모든것을 색색깔로 화려하게 터트리면서 형성하는 색감이 아름다워요.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격투씬 같은 부분에서는 완급조절처럼 아예 인물의 색을 빼고 연출하던가 하는 것도 잼썼내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 연출에 니즈가 있다면 만족할 듯. 마츠리의 폭죽놀이 직후에 이렇게 정체를 드러냈다는 점도 연출적 수미상관이 좋다고 보고요.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원작 그대로지만 연출이라던가 좀더 영상으로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알차게 살려낸 극장판이라고 생각했름... 중간중간 덴지가 피투성이로 B급 영화 액션씬처럼 등장할 때라던가도 붉은 피보다 원색적인 페인트 컬러로 잔인성보다 액션코미디 성을 강조한것도 꽤 머리가 좋은 연출이라고 봅니다. 색이 있는 영상이기에 가능한 연출이자 영화로서의 연출...이런 것을 가감없이 썼다고 생각해서 좋았어염.
레제가 전투씬 내내 속옷차림(이것도 도중에 주워입은 거지만)이긴해도 앞치마가 달린 의상에 전투씬 구도 자체는 내내 '전투'에 좀더 집중한 동세라서 그런가? 저같은 경우 노출이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고 전투 연출의 깔끔하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음. (제가 페그오 애니 여캐 액션씬을 좀 힘들어 했던거 생각하면 좀 차이가 있긴 한거 같죠)
레제와 덴지의 전투 방식이 확연히 대조되는 것도 좋?았달까... 레제는 본인의 능력을 확실히 이해하고 응용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미소녀의 가차없는 전투방식의 동선 모든것이 좋았음. 저는 이런거 좋아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전투씬을 생각보다 좀더 길게 잡았네? 라는 생각은 하긴했지만... (만화에서 이정도 컷이었으니 이정도 나올라나, 의 러닝타임 예상을 넘었단 뜻)
레제를 죽이러온 암살자가 등장전 연출에 굳..이? 적나라하게 피해자 여성을 드러내 보여주고 들려준게 좀 마이너스 연출이긴했는데... (전 이런거 유구하게 안좋아해서 싸이코패스 1기 1화도 죽은눈으로 초반에 봄) 그거 빼곤 원작에서 짧게 스쳐간 장면들을 좀더 영상이기 때문에 표현 가능한 방식으로 추가 설명해준다던가... 좀더 보충된 백스토리 같은게 좋았내요.
레제라는 상흔을 가슴에 남기고 싶으면 보시기 바랍니다.
근데 꼭 체인소맨을 보셔야하나 싶긴 합니다.
그치만 결국 보신 지인은 같이 고찰 필버하게 연락 바랍니다.
Q 이전거에 비해 굉장히 성의가 있어졌는데
A 그사이 약 1년의 어쩌고로 인해 텍스트 필버 봉인해제 심경의 변화가 있었음